독재 정권도 두려워했던 만화의 힘... 80년간 검열과 싸운 한국 만화가들의 비밀 역사
2025.08.27. 오후 06:55
책에서는 최근의 사례도 다루고 있다. 2022년 7~8월에 발생한 '윤석열차' 카툰 사건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요한 시금석이 되었다. 한 고등학생이 그린 이 만화는 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했으나, 이후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예산을 삭감하는 보복성 조치를 취했다. 이에 만화계는 강력히 반발하며 풍자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목소리를 높였다.
더욱 주목할 만한 것은 2024년 12월 9일, 비상계엄 직후 내란 사태 수사를 촉구하는 만화인 성명에 566명이 연명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한국 만화계가 사회적 정의와 표현의 자유를 위해 단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트리비아'라는 제목이 암시하듯, 이 책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 만화의 역사적 순간들과 사소하지만 의미 있는 지식들을 담아내며, 만화라는 매체가 한국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조명한다.

조너선 프리드랜드의 '아우슈비츠는 멀리 있지 않다'는 홀로코스트 역사에서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영웅, 루돌프 브르바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루돌프 브르바는 20세기 가장 위대한 탈출의 마술사 중 하나였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열아홉 살의 나이에 알프레드 베츨러와 함께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탈출한 브르바의 놀라운 용기를 그린다.
두 사람의 탈출 이후 작성된 '브르바-베츨러 보고서'는 1944년 6월 한 신문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는 전 세계 대중이 '아우슈비츠'라는 단어조차 거의 들어보지 못했던 시기였다. 이 보고서는 나치의 대량학살 계획을 세계에 알림으로써 헝가리 유대인 20만 명의 생명을 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영국의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홀로코스트 다큐멘터리에서 인상적으로 본 루돌프 브르바의 삶과 흔적을 오랫동안 추적했다. 그 결과물인 이 책에서 저자는 "루돌프 브르바라는 이름이 안네 프랑크, 오스카 쉰들러, 프리모 레비의 이름 곁에 당당히 올라가 있어야 한다고 확신한다"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단순한 전기를 넘어, 역사의 어두운 순간에서도 인간의 용기와 희생이 어떻게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런 영웅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시간 속에 묻혀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아우슈비츠의 공포는 과거의 일이 아니라 현재에도 우리에게 경각심을 주는 역사적 교훈임을 일깨운다.
두 책 모두 역사의 그늘에 가려진 이야기들을 조명하며, 표현의 자유와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보편적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한국 만화 트리비아'는 만화라는 매체를 통해 한국 사회의 변화를 읽어내고, '아우슈비츠는 멀리 있지 않다'는 한 개인의 용기가 어떻게 역사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