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 멸망 위기? 손아섭 '미친 존재감'으로 한화 지옥문 닫았다
2025.08.11. 오전 09:58
8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넘어 선두권까지 넘보는 한화로서는 '승부수'가 절실했고, 치열한 순위 경쟁 속에서도 미래를 내다봐야 했던 NC 역시 FA 자격을 앞둔 손아섭(C등급 유력)의 이적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결정이었다.
옆구리 부상으로 잠시 전력에서 이탈했던 손아섭은 지난 7일 대전 KT전에서야 대타로 팬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현재까지 한화 유니폼을 입고 기록한 성적은 4경기 타율 0.250(12타수 3안타) 3타점. 겉으로 드러난 기록만으로는 그의 진가를 판단하기 어렵다. 손아섭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히 타율이나 안타 수치로 설명될 수 없는, 베테랑만이 가진 '클러치 능력'과 '승부사 기질'에 있었다.
특히 지난 주말 LG 트윈스와의 맞대결은 손아섭의 존재감이 얼마나 큰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라는 타이틀로 주목받은 이 시리즈에서 후반기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는 선두 LG는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상대였다. 설상가상으로 한화는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라는 외국인 원투펀치를 가동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결국 한화는 8~9일 LG에 연패를 당하며 위기에 봉착했다. 자칫 3연전을 모두 내주는 '스윕패'의 악몽이 드리워지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그러나 한화에는 손아섭이 있었다. 3회 초 1사 2, 3루 찬스에서 손아섭은 2루수 땅볼을 때려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5회 초 1사 2루 찬스에서도 그의 방망이는 빛났다. 3연속 파울 타구를 만들어내며 끈질긴 승부를 펼친 끝에 우전 적시 2루타를 작렬, 팀에 2-0 리드를 안기는 데 성공했다.
양 팀이 2-2로 맞선 7회 초 공격에서도 손아섭의 활약은 계속됐다.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그는 10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을 얻어내며 한화의 득점권 찬스를 이어갔다. 루이스 리베라토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3-2 리드를 잡은 한화. 여기서 손아섭의 '노련미'가 폭발했다. 문현빈의 땅볼을 잡은 1루수 천성호가 홈플레이트를 향해 대쉬하던 손아섭을 향해 송구했고, 아웃 타이밍이었으나 손아섭은 포수 박동원의 태그를 절묘하게 피하는 동작으로 '세이프' 판정을 받아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만이 보여줄 수 있는 기지였다.
무엇보다 1점의 의미가 컸던 경기에서 손아섭의 집중력은 잠자던 한화를 깨우는 '특효약'이 됐다. 결국 한화는 5-4로 승리하며 스윕패를 모면했고, 1위 LG와의 격차를 다시 2경기 차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만약 손아섭이 없었다면 한화는 3연전을 모두 패하는 최악의 결과와 마주했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베테랑이 가진 힘은 때로는 위기에 봉착한 팀을 구하는 '구원투수'가 된다. 손아섭은 KBO 리그에서만 통산 2586안타를 터뜨리며 엄청난 경험치를 축적한 선수다. 한화가 '우승 청부사'로 한국시리즈 우승 경력이 없는 손아섭을 낙점한 것에 의문을 품는 이들도 있었지만, 손아섭이 한화 합류 이후 보여준 모습은 왜 한화가 그를 트레이드로 영입했는지 분명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그의 존재는 단순히 타격 지표를 넘어 팀 전체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는 '무형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